암치료 전략을 세우다_류영석

나의 길, 암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길

획기적인 암 관리 방법이 표준치료에서 나오는 날까지 환자가 잘 버티고 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 그것이 제 소망입니다.

기존 의학의 한계에 도전하다

수련의 때 존경했던 분이 담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당시에 현대의학에 대한 무력함도 있었습니다. 지방에 있는 중소도시에서 일반 내과 개업을 했는데, 병원은 정말 성공적으로 잘 되어서 환자분도 엄청 많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내가 큰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 의학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 때문에 종양학을 선택했죠.

 

병원을 하다가 접고 미국에 갔는데, 운이 좋게도 MD앤더슨 암센터에 배치가 됐습니다. 박사 후 과정으로 박사를 마친 의사들이 연구, 최신 치료 이런 걸 배우는 곳이었어요. MD앰더슨에서 시행하고 있는 최신 치료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 가서 그대로 조금만 열심히 하면 많은 환자들을 고칠 수 있겠다, 이런 기대가 많았죠. 선진의학을 충분히 습득했다고 생각하고 돌아왔습니다.

 

암치료,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다

강북삼성병원의 혈액종양내과를 맡아서 하면서 처음 3년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문제는 환자들이 기대했던 것, 이론적인 것하고는 달랐다는 것입니다.

 

환자는 암 치료 부작용으로 고통을 많이 받습니다. 암을 완전히 치료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연명치료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또 환자는 환자대로 거의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합니다.

 

참 그럴 때 항암을 해도 암이 낫지 않는 걸 알고 있는 나로서는 참 갈등을 많이 느낍니다. 이게 현대의학만으로는 한계가 있구나. 그런 회의를 느낍니다.

 

그런데 환자들을 보면 예상 밖으로 경과가 좋은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분들과 따로 심층 상담을 하면 뭔가 다른 것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표준치료 이외에 다른 치료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관심이란, 결국 호기심입니다. 실제로 과학의 원동력은 호기심입니다. 암의 중심성 괴사, 암이 큰 게 있으면 중심이 괴사해서 녹아내리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건 우리 교과서에 없는 현상인데, 이런 것들을 연구해서 실체를 밝힌다면 암 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연구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소용돌이에 제가 말리게 됩니다. 과학자 집단이 너무 폐쇄적이고 독선적이라고 할까요.

 

이걸 내 손으로 제대로 한번 밝혀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미국을 갔습니다. 다시 미국에 가서 상당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3년 정도의 고생 끝에 내가 본 현상을 동물실험에서 그대로 증명해서 캔서 리서치에 논문 발표를 했습니다.

 

호기심 없이 교과서나 논문에 있는 것만을 토대로 어떤 일을 반복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학자라기보다 기술자에 가깝다고 봅니다.

 

암 환자의 보호자, 식이요법의 가능성을 보다

두 번째 미국에 가서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3년쯤 지냈을 때 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는데, 그 암이 굉장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후회, 죄책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암 치료를 연구하면서 식구의 암은 이렇게도 몰랐는가.

 

어쨌든 수술하고 항암 치료하고 방사선 치료하고 그런 긴 과정을 다 거쳤습니다. 그게 끝이 나니까 표준치료에서는 더는 할 게 없는 겁니다. 근데 집사람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암이 진행된 3기에 해당하는 정도의 암이었기 때문에 재발에 대한 공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여러 방법을 맹렬히 찾아보았습니다. 구라파에서 암 치료 암 재발 방지의 근간이 되는 모든 식이요법이 거슨 요법의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치료였습니다. 그때 거슨 치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참가했습니다.

 

거슨 치료를 하고 나서부터 집사람의 건강이 상당히 많이 향상됐습니다. ‘암 재발 방지에 식이요법이 큰 역할을 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통합 암 치료가 좋은 암 치료다

표준치료의 가장 큰 약점은 그 치료가 끝나면 그다음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의학의 역할은 재발하고 나면 그때부터 있는 거죠.

 

표준치료가 암 치료에 가장 강력한 무기긴 합니다. 그러나 검사에서 암이 보일 때, 암이 진단됐을 때의 얘기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암에 대해서는 표준치료가 해줄 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거죠.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암 수술 후에 남아있는 미세 잔존암, 이런 것들을 관리하고 걔들이 다시 자라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결국은 필요하지 않은가.

 

현대 의학은 눈에 보이는 암이다. 표준치료 이외의 다른 방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암을 관리하는 거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쉬운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의학이 암과의 전쟁을 60년간 했지만 패배했고, 아직은 미완성 치료입니다. 현대의학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통합치료가 가장 현명하고 좋은 치료다. 저는 이렇게 결론을 짓고 싶습니다.

 

암 치료의 길, 앞으로의 바람은

 

현대 암 치료는 정말 빨리 바뀝니다. 발전이 엄청납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암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방법이 머잖아 나오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날이 올 때까지 환자가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의학 지식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제가 일요일에도 나와서 논문도 보고 뉴스 찾고 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늘 업데이트된 지식으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고 획기적인 암 관리 방법이 표준치료에서 나오는 날까지…

 

환자가 잘 버티고 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 그것이 제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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