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다시 생각합시다] 사망 직전까지 항암제를 투여하는 병원치료

끝장 보는 암 치료 다시 생각해야

환자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환자에게 좋지 않습니다

 

 

암 치료에 있어서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4대 중증 질환, 특히 암 환자분들의 치료비, 진료비 경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9년도에 암 진료비 부담금을 25%에서 5%로 내려서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암 보장을 늘리니까 사망 직전까지 항암제를 남용한다는 기사

 

그런데 암 치료비 경감에 어두운 면이 뜻밖입니다. 중앙일보 10월 2일 ‘암 보장을 늘리니까 사망 직전까지 항암제를 남용하더라.’ 라는 기사가 났습니다.저의 입장에서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는 기분이 드는 처사입니다.

 

서울대학병원에서 10년 전과 암환자 항암제 사용의 실태를 통계를 내봤습니다. 그랬더니 말기까지 항암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4배나 늘었습니다. 반면에 호스피스는 많이 줄었는데 제도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호스피스에 관한 간병지원이 오히려 더 시급하다는 기사였습니다.

 

통계 내용을 보면 사망 2주 전까지 항암제를 투여하는 비율이 2002년과 2003년에는 5.7%였습니다. 그러나 2012년에는 그 비율이 23.8%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반면에 호스피스는 54일에서 8일로 뚝 떨어졌습니다.

 

심지어는 사망 한 달 전부터 인공호흡기로 치료를 받는 환자도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2002년, 2003년에 2.7%에서 2012년에는 거의 20%에 육박합니다. 과연 이런 식의 끝장 보는 암 치료가 환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의료집착적 문화가 문제

 

한 예를 들면, 경남에 사는 66세 여성분이 2009년에 다발성 골수성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서울 큰 병원에서 항암 치료하고 조혈모세포이식 수술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2012년 10월에 척추에 전이되어 방사선 치료를 받고 표적 항암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진행이 됨에도 불구하고 끝장 보는 치료를 했지만 2013년 1월에 혼수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혼수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공호흡하고 고강도의 항생제를 쓰다가 2월 초에 사망했습니다.

 

이분이 치료에 고마움을 느꼈을까요? 치료에 보람을 느꼈을까요? 과연 이런 식의 치료를 받으며 생을 마감하는 것이 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지 우리가 한 번 더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생에 마지막에 환자의 선택권이 존중되었을까에 대해 의문이 갑니다.

 

암 치료를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임종의 질이 악화되는 원인은 암 보장성 강호정책이 의료집착적 문화를 확산시켰다, 물론 모든 책임이 의료 보장성 강화에 있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아주 중요한 원인 제공을 했다는 것입니다.

 

의료집착적 문화라는 것은 모든 문제를 의료에서만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결국은 교과서적인 치료에 모든 것을 거는 끝장 보는 치료 때문에 그렇습니다.

 

투 트랙(Two Track) 전략 필요, 희망을 놓지는 말되 현실은 직시해야

 

병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암 치료는 실패의 가능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아무리 초기라도 실패의 가능성은 1%라도 있습니다. 미국의 통계지만 말기 암 환자의 70%가 자기가 받는 항암치료로 암이 나을 거라는 착각 속에서, 잘못된 정보와 기대 속에서 항암치료를 받습니다. 그것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암 투병에 있어서 치료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치료의 성공과 실패의 모든 가능성을 수용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 필요합니다.

 

암에 걸리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끝까지 절대 버리면 안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초기라도 잘못되어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거기에 관한 생각의 정리,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환자에게 치료 결과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만 환자가 끝장 보는 치료를 받지 않고, 또 고통 속에서 무의미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이 막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항암치료가 계속 실패하면 그 중단 시기를 가급적 빨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 중단 시기를 늦춰서 저렇게 급작스럽게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고 환자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환자를 위해 좋지 않습니다.

 

암 치료,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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