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음식 섭취 및 관리 방법, 음식 일기 쓰기
내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가장 속이 편하고, 내가 어떤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지 자료가 축적됩니다. 그 상황을 알면 음식 관리하기가 무척 수월합니다.
소화기의 해부를 바꾸는 광범위 절제 수술
요즘 췌장암, 담도암 수술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의학 수준이 그렇게까지 발전되지 못했던 과거에는 췌장암, 담도암을 광범위 절제하는 수술이 그렇게 쉬운 수술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큰 대학병원에서 매우 쉽게 하는 수술이 됐습니다.
상부 소화기암, 특히 위 전절제, 췌장암, 담도암 등 광범위 절제 수술 후에 음식 섭취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암 환자분들은 밥을 잘 못 먹으면 굉장히 마음이 초조합니다. 그런데 위 전절제나 췌장암, 담도암 수술 같은 광범위 절제 수술을 하고 나면 소화기의 해부가 완전히 바뀝니다. 따라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데, 거기에 적응이 잘 안 되어 힘듭니다.
물론 수술하고 퇴원할 때 병원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습니다. “덤핑 증후군이 있다.”, “음식을 소량씩 자주 먹어라.”, “수분이 너무 많은 음식은 너무 빨리 통과하면 오히려 저혈당이 와서 고생할 수 있다.”, “지방함량이 너무 많으면 소화 장애가 되니까 주의하라.” 등 음식 섭취에 대한 교육을 많이 받고 나오십니다.
종잡을 수 없어 힘든 수술 후 식이장애
상부 소화기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분들에게 나타나는 식이장애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음식이 지나치게 빨리 내려가서 고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 괄약근이 남아 있는 분 중에서는 음식이 내려가지 못해서 골탕 먹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담당 주치의하고 상의하셔야 합니다. 환자분들을 상담해보면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수술 후에 바뀐 소화 기능에 아주 쉽게 적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면 2년이 지났는데도 먹는 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서 체중이 빠지고 면역기능이 많이 떨어진 분들도 있습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종잡을 수가 없다고 호소하십니다. 조심해서 먹어도 탈이 나고, 소화가 안 될 것 같은 음식이 소화가 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먹으면 그때는 탈이 나서 혼란스러워하십니다.
수술 후 음식 관리, 섭취한 음식 일기
여러분, 식이 섭취 일기를 쓰십시오. 특히 내가 큰 수술을 해서 먹는 데 적응이 잘 안 된다는 분들은 꼭 일기장에 일기 쓰듯이 점심에는 어떤 음식을 먹었고 내 몸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적으십시오. 저녁에도 똑같이 적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한 달의 자료가 축적되면 내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가장 속이 편하고, 내가 어떤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지 자료가 축적됩니다. 그 상황을 알면 음식 관리하기가 무척 수월합니다.
우리 기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부 사항에서 알아채지 못하는 오류가 있습니다. 특히 항암을 하면 항암 뇌가 됩니다. 그래서 기억력도 떨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걸 알아채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소화기 수술을 하고 음식 적응이 잘 안 되는 분은 꼭 음식 일기를 적으시기를 바랍니다. 음식 섭취의 어려움을 의외로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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