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체력이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맞춤형 치료를 해야
암이 아닌 환자에 중점을 두는 치료가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맞춤형 암치료’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대학병원마다 맞춤형 암치료를 한다고 하는데요. 맞춤형 치료라는 것이 실제 환자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표준치료는 암을 제거하는 데에만 집중
맞춤형 암치료란 무엇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집니다. 대학병원에서는 암세포 박멸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암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에 맞춰져 있는 치료라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 각각의 체력이나 상황은 고려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계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표준치료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환우들이 많습니다.
표준치료는 치료방법을 표준화시킨 것입니다. ‘이런 병을 치료할 때는 약을 이렇게 조합하여 치료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A라는 약은 이만큼, B라는 약은 이만큼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사 시간이나 주기는 이렇게 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다’ 이런 식으로 표준화를 시킨 겁니다.
대학병원의 맞춤형 암치료는 수술을 먼저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항암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좋은지, 방사선치료가 더 효과적인지를 상황에 따라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맥락을 본다면 치료의 초점이 환자가 아니라 암 박멸에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암이 아닌 환자에게 맞추는 것이 진정한 ‘맞춤형 치료’
그런데 암을 치료받는 환자 입장에서는 다른 방식의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어떤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아도 체력이 좋고 직장생활까지 해냅니다. 반면 어떤 환자는 항암치료를 한 번만 받아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그런데 표준치료에서는 환자 개개인의 상황은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물론 국소암이나 국한암처럼 초기암인 경우라면 표준치료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하지만 원격전이가 있거나 암이 진행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진행된 암에서는 오히려 환자의 체력, 환경, 취향을 고려한 치료방침이 필요합니다. 맞춤의 초점이 이런 요소들을 향해야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삶의 질을 유지하며 고통도 줄어드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암이 아닌 환자에 중점을 두는 치료가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대학병원에서 하는 맞춤형 치료는 병에 초점을 두는 치료입니다. 이 점을 잘 이해하여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