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호스피스, 인간의 존엄성

호스피스는 삶의 질 존중하는 치료 장소, 환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 필요해

호스피스가 생소한 장소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합니다. 호스피스라는 곳이 인간의 존엄성, 삶의 질에 중점을 둔 병원이라고 생각한다면 결정하기가 참 쉬울 것입니다.

췌장암 환자분인데 경과가 좋지 않아서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기기를 권유했던 분이 생각이 납니다.

 

심각한 항암 부작용 겪던 외국인 환자

 

환자는 50대 초반의 백인 남자, 미국 사람입니다. 그리고 보호자가 있었습니다. 약 2년 전에 왔습니다.

 

췌장암으로 수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학병원 치료를 하고 있는데 항암제를 쓰고는 있는데 더 치료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와서 그동안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반응하다가 암이 다시 커지고 해서 항암제를 바꿨습니다.

 

수술 불가능한 췌장암이 대부분 그런 경우가 경과를 보입니다. 그래서 항암제를 바꿨는데 불행하게도 그 항암제가 너무 독했습니다.

 

너무 독해서 부작용이 엄청나게 심해서 한 달 이상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 이후에도 두 달 이상을 항암 부작용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체중도 상당히 떨어지고 제가 볼 때는 그렇게 긴 시간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보호자에게 호스피스 병원을 권했는데. 문제는 보호자분이 오히려 못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런 얘기를 드렸습니다. 특히 저는 그 환자가 꼭 호스피스 병동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호스피스로 옮겨 환자의 존엄성 지켜줄 것을 권유

 

그래서 제가 정말 진심으로 보호자한테 설명해 드렸어요.

 

‘지금 저분이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이국땅에 와있는 이유가 뭐냐. 단 한 가지이다.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왔는데 만약에 지금 상태에서 그냥 버티고 있다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응급상황에서 응급실 가고, 중환자실 가고, 면회도 안 되고, 말도 안 통하고, 그런 상황이 얼마나 그분한테 힘이 들겠느냐.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이 어렵게 되었을 때 끝까지 손을 잡고 힘이 되어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병원이라는 것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모든 시스템이 기계적으로 딸려있는 곳이고 호스피스는 사람이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성, 존엄성을 최우선의 가치에 두고 시스템이 짜여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처럼 이국땅에서 이런 분한테 옆에서 붙어서 위로해주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정신적인 풍요를 줄 수 있는 기관이다.’ 그렇게 얘기를 해서 설득을 했습니다.

 

호스피스 병원, 마지막까지 미루지 말길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일 하나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분이 잘못하면 상당히 어렵고 비참하다고 할까요, 그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뻔 했는데 상당히 좋은 환경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호스피스가 말이죠. 대개 사람들에게 생소한 장소이기 때문에 굉장히 두려워합니다. 특히 생사의 문제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생소한 장소에 가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죠.

 

호스피스는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 인간성, 삶의 질에 중점이 맞춰진 병원이라고 생각하면 결정하기가 참 쉽습니다.

 

호스피스를 주로 전공하시는 분들은 환자분들이 한 6개월 정도만 빨리 들어오면 오히려 참 도움이 많이 되겠다고 하는데. 너무 임박하면 오히려 혜택을 적게 보는 것이죠. 조금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선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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