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모르면 고문, 알면 즐거움

환자 스스로 필요성 깨닫고 즐겁게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해

환자가 상황을 이해하고, 왜 이런 보충치료를 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느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치료 효과도 나타납니다.

얼마 전 50대 초반 부부를 상담했습니다. 아내분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진단이 늦어지는 바람에 이미 겨드랑이 임파선까지 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환자는 한 달 후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너무 열심인 보호자, 괴롭기만 한 환자

 

저는 수술 전에 어떤 치료를 할 건지 묻고 일반적인 방식으로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대화를 나눠보니 환자분이 보충치료에 대한 개념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반면 남편은 공부를 아주 많이 했습니다.

 

환자에게 ‘남편분이 억지로 모시고 온 것 같네요. 공부를 전혀 안 하셨군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그렇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남편분이 저에게 제발 병원치료 외에도 여러 가지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득해달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아내분이 한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남편이 녹즙을 먹어야 한다고 주는데 너무 괴롭다는 것입니다.

 

녹즙은 냄새도 역하고 비위가 상한다고 했습니다. 소화가 안 되어서 다른 음식도 못 먹고, 아주 고역이라는 겁니다. 이런 환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보호자는 걱정이 되어서 좋다는 것들을 많이 챙겨줍니다. 하지만 환자는 아직 그런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환자분에게 말했습니다. ‘지금처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면 괴롭다. 녹즙을 먹고,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많고, 정말 고역이다. 당신은 지금 고문을 당하고 있다.’

 

이 말을 듣더니 환자가 반색을 했습니다. 정말 고통스럽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보호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자 스스로 받아들이는 치료가 가장 중요

 

우선 환자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강요당하는 것은 고문입니다. 본인 스스로 필요를 느껴서 하면 즐거움이 됩니다. 즐거움은 치료 효과를 올리지만, 고문은 치료 효과를 방해합니다.

 

환자분들이 공부를 좀 해야 합니다. 본인 몸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강요해서 치료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보호자 역시 지나치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지나침은 독입니다. 결국 균형의 문제입니다.

 

환자분이 상황을 판단할 때까지 조금은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강도를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오히려 독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분이 스스로 바뀌는 것입니다.

 

자기 상황을 이해하고, 왜 이런 보충치료를 해야 되는지 필요성을 느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치료효과도 나타납니다. 정말 싫은 것을 강요당하면 그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면역기능이 떨어지겠지요.

 

그런 경우는 안 하는 게 더 낫습니다. 균형이 중요합니다. 또 상황에 대한 생각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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