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대한 두려움 있더라도 효율적인 치료 목표 세워야
암 진단을 받았다면 암 자체가 주는 고통이나 치료의 부작용에 따른 고통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삶의 질이나 암의 완치 중 목표를 정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암 진단을 받게 되면 어떤 형태의 고생이든 고생은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지난주에 오셨던 60대 구강암 환자분 이야기입니다. 이분이 구강암이 있었는데 상당히 늦게 발견되었습니다.
암에 걸리면 고통은 어쨌든 피할 수 없다
병을 진단받고 치료, 완치의 가능성이 그렇게 높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치료의 결과에 대한 비관적인 얘기를 들은 거죠. 거기다가 수술을 하고 나면 어떻다, 등 이런저런 뭐 두려운 얘기를 들으니 이 분 생각에는 ‘아, 내가 나이가 이제 벌써 환갑이 넘었는데 그렇게 고생하고 좀 더 사는 것보다 나 편하게 살래.’ 이러고 아예 병원을 안 간 거예요.
그래서 한 1년쯤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치료를 안 받아도 몸에 크게 불편한 것이 없고 약간 불편한 정도에서 생활 잘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대로 가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저한테 온 것은, 이제 목 쪽으로 이렇게 올라와서 경부 쪽으로 임파선에 전이가 되어서 암이 빨리 커지는 거예요.
거기다가 통증이 있어서 잠을 못 자는데 약국에서 파는 진통제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된다, 이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하고 오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얘기를 드린 게 있습니다.
“내가 힘든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좋은 질의 삶을 살겠다고 생각하는 게 잘못된 생각은 아니지만, 암이 그렇게 하도록, 그렇게 흘러가도록 두질 않습니다. 결국은 암 진단이 되면 암으로 인한 고통이 오든 치료로 인한 고통이 오든, 어떤 형태로든 고통에 대한, 또 고생에 대한 부분은 양쪽 다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처음에 항암 치료 부작용에 대한 공포만 생각이 들고, 암에 대한 부분은 간과를 해서 지금의 결과가 왔습니다. 결국은 지금 암 때문에 이렇게 통증이 생기니까 지금 이 부분을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은 결국 항암치료입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를 기준으로 효율적 치료 선택해야
암이라는 게 가만히 있을 때는 암 자체로만 통증이나 고통이 없습니다. 대개 암이라면‘아, 엄청 고통스러울 거다’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 암 자체로는 통증이 없지만, 이 암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암이 신경을 누르면 아주 극심한 신경 통증이 생깁니다.
암이 뼈 쪽으로 전이가 가거나 뼈를 파고들면 또 뼈에서 극심한 통증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암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서 통증이 결정되는 거고 그걸 그냥 두면 언젠가는 통증이 오게 되는 거죠.
일단 저는 암 환우 분들, 또는 암 진단을 먼저 받으신 분들이‘내가 암 그 자체 때문에 고통을 받거나 암의 부작용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시련이다. 그러면 내가 그 둘 중에 어떤 것을 어떻게 균형 있게 가장 효율적인 치료를 할 것인가’ 생각하기 바랍니다.
즉, 좋은 질의 삶을 산다, 혹은 암의 완치를 한다, 그렇게 목표를 정하셔야 합니다. 도망간다고 절대 사람 사정 봐주는 게 아닙니다. 병은 사람 사정 봐주지 않습니다. 꼭 상식선에서 판단하고 행동하자, 그렇게 결론을 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