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 상 음성이라도 암일 가능성 배제하지 말자
조직검사를 비롯한 여러 검사를 다 했는데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상소견에 대하여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길입니다.
폐암 환자분이 상담을 받으러 오셨는데요. 사연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조직검사 두 번 했는데 음성반응
이 환자가 6년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흉부에 아주 작은 결절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진한 병원에서는 결절이 너무 작아서 검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조금 경과를 보자고 했습니다.
이분이 사업하는 분이라 너무 바빠서 검진을 몇 년 동안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년 만에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결절은 조금 더 커진 상태였습니다.
이후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했는데 음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모양은 암 같지만, 조직검사 결과는 괜찮았던 겁니다.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한 번 더 하자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또 음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이럴 때 환자는 속상하고, 의사는 참 난감합니다. 당시 의사의 권유는 이러했습니다. 조직검사에서 두 번 다 음성반응이 나왔지만 암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수술을 하자.
환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화가 납니다. 조직검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도 잘 모르겠다니. 게다가 진단도 나오지 않았는데 수술로 멀쩡한 폐를 절제하자니. 그래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수술을 안 했다고 합니다.
수술 안 했는데 폐암에 전이까지
그런데 그로부터 2년 정도 지나서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다시 가서 검사했더니 폐암 세포가 비로소 발견되었습니다.
운이 너무 나쁘게도, 심지어 갈비뼈와 척추에 이미 전이가 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폐암 4기가 된 것이죠. 그래서 부랴부랴 지금 항암치료를 하는 중이라는 겁니다.
이 환자의 사례를 통해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상소견이 있는데 결론이 나지 않은 경우, 이 환자처럼 음성반응이 나왔다 할지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이상소견이 있었다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조직검사 상 결론이 나지 않았을 때 양성이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암이란 그렇지가 않습니다.
조직검사란 암 덩어리 중에서 아주 작은 조직만 바늘로 조금 떼어내서 하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암은 정상조직을 둘러싼 채 파고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 덩어리 안에는 정상조직과 암 조직이 섞여 있습니다. 이분처럼 정상조직만 떼어내서 검사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상소견 있었다면 철저하게 관리해야
두 번이나 조직검사를 했는데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면, 양성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6개월마다 검사를 계속 해보았다면, 이렇게 전이까지 되는 상황은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처음 검사할 때 조직검사 결과 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면 수술을 해서 깨끗하게 끝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자도 이상소견에 대해 인지하고 좀 더 철저하게 관리를 했어야 합니다. 혹은 당시 수술 권유를 받아들였다면 좋았을 겁니다. 그랬다면 쉽게 완치할 수 있었을 텐데, 무척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게 하는 사례였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를 하겠습니다. 조직검사를 비롯한 여러 검사를 다 했는데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상소견에 대하여 더욱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현명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