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로 말기 암이 나았다 1 – 기적의 치료는 없다

기적은 약 아니므로 좋은 치료법 대신 선택하진 말길

만약 더 이상 쓸 약이 없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수는 있을 겁니다. 기적의 치료는 없다는 것이 암 치료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 요즘 인터넷, 신문에서 화제를 몰고 있는 개 구충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개 구충제로 말기 폐암 환자가 나았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암 투병 중인 환우들의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구충제로 쓰이는 약물의 기전, 이미 항암제로 존재

 

저런 기적의 약이 있는데 왜 이렇게 힘든 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물론 대학병원에 있는 후배 교수들에게도 문의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리를 한 번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개 구충제가 기적의 약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개 구충제는 이름이 펜벤다졸입니다. ‘다졸’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도체는 구충제로 많이 쓰입니다. 사람에게는 메벤다졸이라는 구충제가 쓰입니다. 이들 약물은 세포의 미세 소관 형성을 방행하는 약입니다. 미세 소관이란 세포의 골격을 이루는 물질을 말합니다.

 

세포에는 핵이 있고 세포질이 있는데요. 세포질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흐물흐물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골격이 들어있습니다. 골격이 세포질을 받치고 있으면서 지주대 역할을 합니다. 또는 여기를 통해 물질들이 이동을 하기도 합니다. 골격이 잘 형성되지 않으면 세포는 소멸하게 됩니다.

 

쓸 수 있는 약 더 이상 없다면 시도해볼 수도

 

그런데 미세 소관에 작용하는 항암제가 이미 존재합니다. 탁솔이라는 항암제입니다. 다시 말해, 동물 구충제나 사람에게 쓰는 구충제는 기적의 약이 아닙니다. 모든 암 환자를 낫게 하는 약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가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다른 치료방법이 남지 않은 분이라면 한 번쯤은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암에 좋다는 건강식품, 어떤 버섯, 자연치료 등은 세상에 아주 많습니다. 이런 방법들로 실제로 암을 치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가능성까지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확률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똑같이 효과를 보는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적의 약이라고 생각해서 이미 가지고 있는 좋은 치료방법을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방법입니다. 만약 더 이상 쓸 약이 없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수는 있을 겁니다. 기적의 치료는 없다는 것이 암 치료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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