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는 확률이다, 학구적인 그녀가 간과한 것은?
암 치료는 확률입니다. 높은 확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삼중 음성 유방암, 4번의 국소 재발
암 환우 상담 분석입니다. 51세 유방암 환자분입니다. 2016년 4월에 유방암 1기 진단을 받고 수술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삼중 음성입니다. 삼중 음성은 재발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AC라는 항암 주사를 4차례 하고 방사선 치료를 했습니다.
그런데 1년 뒤인 2017년 6월, 피부에 암이 재발했습니다. 국소 재발한 거죠. 그래서 수술했습니다. 수술하고 나서 주치의가 항암을 할지 안 할지 환자가 선택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환자는 항암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도 3월, 2019년도 2월, 2020년 3월에 1년마다 국소 재발하여 수술했습니다. 이렇게 국소 재발이 네 번씩이나 반복되다 보니까 이분은 의료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커졌습니다.
이분은 상담하러 오실 때 공부도 많이 하신 상황이었습니다. 진료 병리 보고서에 모르는 단어를 전부 정리를 다 해서 해석을 다 붙여놓았습니다. 아마 인터넷을 엄청나게 많이 봤을 겁니다.
환자가 내린 결론이 ‘과유불급’인 이유
이분의 표준치료에 대한 결론이 이렇습니다.
항암을 했는데 계속 실패하고, 네 번이나 비슷한 부위에 재발하니까 항암, 방사선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일 좋다는 걸 이미 다 썼는데 그보다 치료 효과가 낮은 항암제가 과연 나한테 맞겠냐고 반문하셨습니다.
또 삼중 음성에는 암 줄기세포가 굉장히 많고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에 안 듣는다는데, 내가 항암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지 않겠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자연치유로 암을 낫고 싶은데 소견이 어떠냐는 것이 상담 내용입니다.
저는 과유불급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나친 연구가 오히려 판단을 흐린 것입니다. 그분의 논리는 맞습니다. 그러나 그분 논리가 너무 단순하다는 거죠.
우리는 생명현상을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담당 주치의, 담당 교수가 암에 대해 모든 걸 알 것 같지만, 실제로 알고 있는 건 조금밖에 없습니다.
생명현상에 대해서 10%도 모르기 때문에 실제로 맞닥뜨리는 아홉 가지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단지 확률만 알고 있습니다. 환우 개개인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릅니다.
재발 확률이 10%면 10명 중의 9명은 완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재발한 한 사람한테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그게 우리의 현상입니다.
확률 높은 치료가 현명한 선택
A라는 항암제를 썼는데 재발해서 그보다 확률이 낮은 B를 쓰면 항암제가 안 듣는 것 아니냐?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확률이 떨어질 뿐입니다.
줄기세포에 항암제가 잘 안 듣는다는 것은 잘 안 듣는다는 얘기지 전혀 안 듣는다는 것하고는 또 다른 얘기입니다. 의사가 의학적인 논문에서 얘기하는 것, 의사끼리 학술 현장에서 얘기하는 것과 환우분들한테 전달할 때 하는 얘기는 어떤 면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논문에서 90%의 완치율이 있다, 10%의 반응이 있다고 얘기한 것을 그대로 얘기하면 환우분들이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것을 퍼 나르는 비의료인, 혹은 장사꾼들은 줄기세포는 항암제를 써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입니다.
이 환자분께서는 비록 여러 번 실패했지만, 항암치료는 단 한 번밖에 안 했습니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당연히 치료효율을 높이는, 완치 가능성을 넘볼 수 있는 치료라서 강력하게 권해드렸습니다.
결국은 가능성이 있는 치료, 확률이 높은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내가 어떻게 될지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흐린 판단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암 치료는 확률입니다. 내 개인의 문제를 내려놓고 고비마다 높은 확률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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