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발병,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
특정한 면역 기능이 손상되니까 암이 잘 생겼습니다.
잠복암 성장과 면역의 관계
암의 성장과 면역에 대한 두 번째 시간입니다. 잠복암(occult cancer)의 면역 기전입니다.
잠복암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은 쉽게 암으로 넘어가고, 어떤 사람은 그 상태를 평생 유지하면서 병이 안 생긴 채로 지냅니다. 이것은 암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암과 우리 몸에서 상관관계 역할을 하는 것이 있을 거로 봅니다. 그것이 바로 ‘면역’입니다.
일반적으로 면역은 바이러스, 감기, 세균 등 외부 자극이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효율적으로 제압합니다. 그런데 암은 외부의 적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내 몸에 있는 일부 세포가 변절한 것입니다.
과연 면역이 몸속 세포가 변이한 암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대응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1950~1960년대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몸에 생긴 세포 변이에 대해 면역은 아무 역할도 못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발암에 대해서 연구하다 보니까 궁금증이 생긴 것입니다. 암은 왜 잠복 상태에서 평생 가기도 하고, 왜 어떤 사람은 암이 생기기도 할까? 그렇다면 우리 몸에서 암을 자라게, 혹은 자라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있을 거로 보고 연구해나갔습니다.
암을 인지하여 제거하는 면역 감시
오랜 연구 끝에 처음으로 암을 감시하는 면역 기능이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해냈습니다.
쥐에게 암세포를 이식하면 암이 자랍니다. 그런데 그 암을 제거해버렸습니다. 암이 있다가 없어진 거죠. 그리고 다시 동일한 쥐에 처음 생긴 암세포를 이식하면 암이 자라지 않았다고 합니다.
첫 번째 암이 생긴 과정 중에 쥐의 몸에서 암세포를 감시하거나 제거하는 작용이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면역 감시 기능에 대한 가설입니다.
그런데 반론이 나옵니다. 발암물질로 만들어진 암세포를 면역 기능이 아주 잘 살아있는 쥐한테 주입하니까 암이 만들어집니다. 똑같은 암세포를 면역이 손상된 쥐에게 주입합니다. 이때는 쥐에서 면역을 완전히 차단하는 기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면역이 일부 손상된 쥐에게 발암물질로 생성된 암세포를 주입하니까 역시 암이 생겼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면역이 떨어져 있는 쥐나 면역이 왕성한 쥐나 똑같이 암이 생기는데, 면역이 무슨 역할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암의 면역 기능에 대한 논쟁이 붙었습니다.
암의 발병, 진행에 관여하는 면역
시간이 지나 1994년에 이루어진 연구입니다. 이 쥐들은 다 면역이 왕성했습니다. 그중에서 한 그룹은 면역 관련된 단백질이 나타나지 않게 조절했습니다.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지 못하게 조치한 쥐와 퍼포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처치한 쥐들한테 암세포를 주입했습니다.
그 결과, 정상 쥐는 암이 안 생겼습니다. 그러나 인터페론과 퍼포린 물질이 만들어지지 못하게 조치된 쥐에서는 암이 생겼습니다.
결국 특정한 면역 기능이 손상되니까 암이 잘 생겼습니다. 그래서 우리 면역이 암을 제어, 관리하고 있다는 거로 완전히 밝혀졌습니다. 면역, 암의 진행이나 발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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