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깊숙이 자리한 췌장암, 누웠을 때 더 불편하다면 의심
췌장암의 또 다른 통증으로는 앉아있을 때보다 누우면 더 불편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췌장암은 초기 증세가 별로 없어서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암의 증세를 보기 전에 먼저 기능을 알아봐야 합니다. 췌장은 소화가 잘되도록 소화액을 분비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인슐린을 생산해서 혈당을 조절합니다.
혈당 조절 장애와 소화불량, 등 통증
췌장에 병이 생기면 첫째로 혈당 조절에 장애를 일으킵니다. 혈당 조절에 장애가 생기면 인슐린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 중 당뇨가 웬만큼 조절이 잘 되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당뇨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당뇨가 없었는데 갑자기 당뇨가 생겨서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췌장에 병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소화액을 분비하기 때문에 소화불량이 생기고 입맛이 떨어지면서 서서히 체력도 떨어지는 일반적인 증세가 생길 수 있습니다.
췌장은 몸 정중앙, 간 바로 밑에 있습니다. 명치 바로 밑에 길게 누워 있는 장기가 췌장입니다. 그런데 췌장암은 아주 묘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소화기관에 병이 있으니까 당연히 속이 불편하고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췌장은 위장 뒤쪽에 저 깊은 데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명치 밑이나 상복부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췌장은 워낙 깊숙한 데 들어 있기 때문에 앞쪽이 아픈 게 아니라 저 깊숙한 데서 아픈 경향이 있습니다.
췌장암의 또 다른 통증으로는 앉아있을 때보다 누우면 더 불편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몸의 단면도를 보면 췌장은 척추 앞에 있습니다. 우리가 누우면 췌장이 뒤쪽으로 쏠리니까 조금 더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췌장암이 생기면 등 쪽에 뭔가 병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등이 아프다, 특히 밥 먹고 난 다음에 등이 아프다면 췌장 기능의 이상을 한 번쯤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인터넷을 보고 등 쪽에 통증이 있으면 전부 췌장암하고 관련이 있나 싶어서 걱정합니다. 그런데 날개뼈 위쪽 통증은 무관합니다.
날개뼈보다 한참 밑에 등 통증이 있으면 췌장암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췌장 꼬리 쪽에 암이 있는 분들이 등이 아파서 척추에 병이 있나 싶어서 물리치료도 받고 하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도 폐쇄 관련 증상(황달, 소변 색변화, 회색 대변)
췌장암의 또 다른 증상은 담도 폐쇄 관련 증상입니다. 쓸개, 담즙은 췌장을 거쳐서 십이지장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췌장에 암이 있어서 담도를 누르게 되면 담도 폐쇄에 의해서 담즙이 잘 나오지 않는 증세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담도 폐쇄 관련 증세는 우선 담즙이 안 나가면 황달이 생기죠. 황달의 아주 초기 증세는 소변 색의 변화가 있습니다. 내가 물을 웬만큼 먹었는데도 소변이 진노랑으로 변합니다. 증세가 조금 더 심하면 커피와 같은 갈색 소변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다음에 피부가 매우 가렵습니다. 이런 증세들은 췌장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야 나옵니다. 회색 대변을 보기도 합니다. 담즙이 소장으로 전혀 내려가지 못하면 변에서 노란 색깔이 없어집니다. 변의 누런 색깔은 바로 담즙 때문에 생기는 빛깔입니다. 그런데 담도 폐쇄로 담즙이 완전히 없어지면 거의 회색에 가까운 변이 생깁니다.
건강검진의 중요성
췌장암의 초기 증상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혈당 조절이 안 된다, 소화가 잘 안 된다, 복부 깊은 곳에 통증이 있다, 등이 아프다, 황달 증세가 있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췌장암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사실 암은 증세가 없습니다. 우리가 진단 가능한 암 크기는 1cm³, 콩알 크기 정도일 때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암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보다 훨씬 큰 골프공 정도의 크기일 때입니다.
물론 담도가 막히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작아도 되긴 하지만, 암이 상당히 커져야 비로소 증세가 나타납니다. 암의 초기 증세들이 있지만, 이 증세가 꼭 나타나야만 암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의 중요성, 특히 암에서는 건강검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암은 무증상일 때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얘기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