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중 혼란한 내 마음,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세 가지 방법을 따르면 내 머리도 맑아지고 판단도 쉬워집니다.
넘치는 생각, 혼란스러운 마음
암 환우 분들은 암 치료 중에 생각이 혼란할 때가 많습니다.
맨 처음 암을 진단받았을 때, 생각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매우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또 1차 치료를 잘 마치고 추적검사 중에 암이 재발하는 경우나 항암치료 중에도 생각이 굉장히 많아져서 힘듭니다.
많은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지죠.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오만가지 생각이 헝클어지고 섞여서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바둑을 둘 때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하고 결론을 냈는데, 그게 오히려 나쁜 판단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도 그런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암 치료 중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암 치료 중에 내 생각이 매우 혼란스러울 때 어떻게 하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까? 그 방향에 대해서 세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1) 암 치료 목표 설정하기
첫째, 목표 설정을 해야 합니다. 목표가 명확해야 어떤 판단을 내리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암 환우들이 혼란스러울 때는 목표보다는 방법에 매이기 때문입니다.
‘이 치료를 하면 좋을까? 저 치료를 하면 좋을까?’, ‘고기 먹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 아니, 항암 중에는 잘 먹어야 한다던데?’, ‘채식이 좋다던데? 딴 게 좋다던데?’ 등 많은 생각을 합니다. 이때 단기목표, 장기목표를 구분하면 쉬워집니다. 식이요법, 생활치료 등은 장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암 치료 세 가지 단계를 얘기한다면, 첫 번째는 암의 기세를 꺾어야 합니다. 암이 확 올라오는데, 이 암들을 제압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암을 없애든지 제압하든지 해야 합니다.
암 치료 두 번째 단계는 제압된 상태를 오래 끌고 가는 관리를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암을 관리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내 체질을 바꿔서 암이 나를 넘보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암 치료의 세 가지 단계를 정확하게 가를 순 없습니다. 세 가지가 서로 섞여 있고 겹쳐지긴 합니다. 하지만 내가 암을 관리하는 단계인지, 암의 기세를 꺾어야 하는 단계인지, 내 체질이 바뀌어야 하는 단계인지를 알면 필요한 상황에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암 치료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목표가 뭔지 알면 생각이 단순해집니다.
2) 의사의 몫과 환자의 몫 구분하기
둘째, 의사의 몫과 내 몫이 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가령 어떤 항암제를 쓸 건지, 항암 부작용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할 건지는 완전히 의사의 몫입니다. 내가 거기에 아무리 신경 써봐야 고민만 되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이 시점에서 내 몫의 일은 뭔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치료에 방해되지 않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생각이 단순해집니다.
3) 현재에 집중하여 불안과 공포 다스리기
암 치료 중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세 번째입니다.
암 치료 중에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생각이 불안과 공포입니다. 불안과 공포는 현재에 있는 일이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일을 생각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나중 일을 지금 생각하면 불안감과 공포심이 더 커집니다. 그러나 미래의 일은 지금 일어나지 않은 거죠. 그러므로 내 생각을 현재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즉, 나의 불안감과 공포심을 다스리는 마음관리가 필요합니다.
암 치료 중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세 가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나의 목표 설정을 분명히 하자. 이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뭔지를 생각하자. 내 생각을 현재에 집중하자.
이 세 가지 방법을 따르면 내 머리도 맑아지고 판단도 쉬워집니다. 무언가 결정하거나 선택할 때에 한결 가볍고 맑은 정신으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