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 환자 항암 치료,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여성 암 환자 분들, 항암 치료는 오후에 하세요!

오전에 항암 치료 받은 여성분들이 부작용이 더 심하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류영석입니다.

 

시간항암요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영어로는 Chronotherapy라고 하는데 항암제 주사를 언제 맞느냐에 따라서 치료 효과가 상당히 큽니다.

 

또 암 종류에 따라서 맞아야 될 시간이 조금 다르다는 연구들을 해서 미국에는 이 치료만 전문으로 하는 큰 병원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쨌건 서울대학교에서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한 게 있습니다. 제목이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 여성 환자의 항암 치료 시간이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즉 시간항암요법이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논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대학병원에서는 항암 낮 병동을 하고 있어서 오전 치료를 받는 그룹이 있고 오후 치료를 받는 그룹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그룹의 치료 성적을 보니까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도표를 보시면 무진행 생존율 보면 남녀 전체를 합쳐서는 큰 차이는 나지 않고 남녀의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여성 환자는 오후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 기간이 훨씬 더 깁니다. 남자도 그런 경향이 약간 있긴 하지만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다음에 전체 생존율입니다. 역시 여성에 있어서 오전 치료 받은 분들이 생존율이 낮습니다. 그러면 이게 왜 이러한 건지 여러 각도로 분석을 해보니까 감염의 발병, 항암제를 맞으니까 항상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감염이 발생돼서 치료를 받았던 통계를 보니까 오전반에서는 16.7%인데 오후반에서는 2.4%입니다. 감염이 오후에 받은 환자분들이 훨씬 더 적습니다.

 

그 다음에 열성 호중구감소증입니다. 이제 항암하고 백혈구가 떨어질 때 열이 나면 응급실로 오라고 항상 주의를 받는데 그 상황을 말합니다.

 

오전에 항암 받은 분들은 20.8%가 응급실에 왔는데 오후에 받으신 분은 9.8% 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오전에 받은 분들이 부작용이 더 심해서 훨씬 더 병원에 더 자주 왔다라고 얘기를 드릴 수가 있고 그다음이 항암제를 80% 이상 감량한 환자입니다. 항암제를 감량한다는 거는 부작용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약을 낮춘 겁니다. 그 얘기는 약을 적게 쓰니까 항암 효과도 훨씬 더 적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80% 이상의 항암제를 감량한 비율도 오전반의 환자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결국은 오전에 항암 치료 받은 여성 환자의 경우에 부작용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그 때문에 치료 성적에 차이가 난다고 통계가 나왔습니다.

 

건강한 환자 만4천 명의 혈액 채취를 하고 백혈구하고 검사를 하여 오전에 건강검진 받았던 분들의 백혈구, 오후에 검진 받았던 분들의 백혈구를 통계를 내서 다 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오전에는 백혈구 숫자가 낮고 오후에는 백혈구 숫자가 높은데 그 정도는 여성에서 더 심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백혈구도 생체 리듬이 있나하는 의문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다 생체 리듬이 있습니다. 사실 생체 리듬이라는 게 조금 더 학술적인 용어로 일주기라고 부릅니다.

 

옛날 논문을 추적하니까 옛날에 이미 우리 몸 골수와 혈액 세포들이 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들이 돼 있습니다. 실제로 골수 세포의 세포 분열을 보니까 오전, 한낮에 188%가 밤중보다도 더 높습니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골수 세포도 오전에 활발히 세포 분열을 해서 세포 성숙이 되고 그 성숙된 세포가 오후에 혈액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항암제는 빨리 분열하는 세포를 공격하는 약입니다.

 

골수 세포가 한창 활동할 시점에 항암제가 들어가니까 골수 세포도 더 많이 타격을 받기 때문에 부작용이 훨씬 더 심합니다. 물론 암세포도 생체 주기가 있기 때문에 암세포 종류에 따라서도 해야 될 과제가 엄청 많지만 적어도 오전에 항암 치료 받은 여성분들이 부작용이 더 심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치료 성적이 안 좋다는 게 이 논문의 결론이고 그러면 모든 여성 암 환우 분들은 오후에만 치료 받아야 되느냐 하는 얘기는 아직 아닙니다. 연구할 과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오후에 받을 수 있으면 받는 것이 좀 유리하고 부작용이 좀 적을 수 있다고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논문을 통해서 습득해야 될 지혜는 인체의 모든 세포, 모든 장기는 그 나름의 생체 리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생체 리듬을 잘 유지하는 것이 나의 신체 기능을 좋게 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내 생활 습관을 생체 리듬에 맞도록 해야 합니다. 잘 때 자고 낮 시간에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투병의 가장 기본이 된다는 거를 여기서 지혜로 얻으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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