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세포인 암, 우리가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이유
“암세포는 우리 몸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가장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진화된 세포입니다.”
우리가 암세포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생각 자체가 구체화하여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암세포의 특징을 알면 암 치료를 위한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암세포의 특징에 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죽지 않고 계속 살아있는 암세포
암세포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불멸의 세포입니다. 불멸의 세포이기 때문에 알아야 다스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몸에 수많은 개수의 정상 세포들이 계속 분열합니다. 근데 그 세포 분열 중에 확률적으로 십억 개의 세포 분열이 일어나면 한 번에 오류가 생기는 걸로 수학적 계산이 되어 있습니다.
이 오류가 십억 번에 한 번 생기니까 우리 몸이 엄청나게 정교한 겁니다. 그러나 오류는 발생합니다. 그 DNA 복제 과정에 생기는 자연적인 오류 때문에 돌연변이가 생기고 그 돌연변이 세포가 바로 암세포고 암세포가 끊임없이 증식하는 겁니다.
내가 환경이 안 좋다든지 발암 물질에 많이 노출되면 그게 십억 번에 한 번이 아니라 뭐 천 번에 한 번 정도 일어나기 때문에 암이 더 쉽게 생기게 됩니다.
암세포가 불멸인 이유
암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므로 불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정상 세포는 일정한 횟수를 분열하면 더 이상 분열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미리 프로그래밍이 돼 있습니다. 다섯 번 분열하고 멈추고 어떤 세포는 열 번 분열하고 멈추는 걸로 되어 있는데 그것이 깨졌기 때문에 끊임없이 분열합니다.
두 번째는 장기와 관계없이 생존이 가능한 것이 암세포입니다. 정상 세포는 간세포가 폐 쪽에 옮겨붙어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폐에 있는 세포가 내려가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암세포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생존이 가능한 것 그것이 암세포입니다.
어디서든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이가 생기고 전이야말로 우리 암 환우의 사망 원인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전이가 제일 무섭습니다.
세 번째 암세포는 스스로 자기의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상 세포는 그 환경에 영향을 준다든지 미세 환경을 변화한다든지 이런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암세포는 어딜 가든지 간에 자기들이 집단을 만들어서 자기 환경을 직접 만들어 냅니다.
네 번째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암세포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환자분의 몸속에는 똑같은 유방암에서 생긴 암세포지만 종류로 따지면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암세포가 있습니다.
몸이 어떤 형태로 변하든지 간에 그 형태에 적응해서 생존할 수 있는 그런 세포 그룹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몸이 아무리 바뀌어도 암세포는 끊임없이 생존한다. 그래서 불멸의 세포라고 얘기를 합니다.
암세포가 가장 진화된 세포인 이유
하나의 돌연변이에서 시작됐지만 그렇게 종류가 많은 것은 적자생존입니다. 그 돌연변이가 누적됩니다. 하나의 세포에서 돌연변이가 두 세 개 일어났는데 그중에서 아주 유리한 놈, 환경에 적응한 놈만 살아남습니다.
그 밑에 세포 중에서도 또 적응을 잘하는 세포들로 계속 끊임없이 살아남았기 때문에 이 암세포는 진화적으로 보면 우리 몸이라는 그런 제한된 환경에서 가장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진화된 세포입니다. 그렇기에 공포스럽습니다.
불멸의 세포에다가 내 몸속에서 가장 진화된 세포이기에 굉장히 두려울 수 있지만, 암세포에 대해서 알아야 대책이 섭니다. 매우 복합적인 원인에서 생긴 병이 바로 암이기 때문에 치료도 매우 복합적으로 접근을 해야 됩니다.
단순하게 ‘아, 암세포는 빨리 분열하니까 그 세포만 죽이면 되겠다’, ‘내 몸에 미세 환경을 바꾸면 항암 체질이 돼서 암을 없앨 수 있다’ 라는 그런 단순 논리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는 총력전을 기울여야 합니다.
암세포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공격도 해야 하지만 내 몸이 암으로부터 어떻게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느냐 하는 그런 수단까지 다 동원을 해야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과학적으로 분자 생물학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암 환우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기에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최대한 단순하게 암세포의 특징, 암세포가 왜 불멸의 세포인가를 설명드렸습니다. 이것을 기초로 해서 암 치료 전략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