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은 급성염증과 완전히 다른 개념, 조직재생 없는 장기 전투라고 이해해야
급성염증과 만성염증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주로 만성염증이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을 악화시킵니다. 그래서 만성염증을 관리해야 합니다.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염증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염증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아주 좋은 겁니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고 사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방어수단이죠.
외부 자극에 대한 대항과 조직재생이 금방 이루어지는 급성염증
주로 염증이라고 얘기하면 예를 들어 손가락에 염증이 있으면 손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아프고, 심하면 온몸에 열이 나고, 그런 반응들이 생깁니다.
결국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외부 자극에 방어하기 위해서 생기는 일련의 과정을 통틀어서 염증이라고 얘기합니다. 다치거나 세균이 들어오면 그 자리에 방어하기 위해서 신호가 갑니다.
화학적 신호가 가면 백혈구가 그 주위로 모여들어서 세균과 싸우고 그런 과정 중에 혈관도 확장이 되고 여러 가지 물질들이 나오며 벌겋게 부어오릅니다. 그러면 염증이 어느 정도 끝납니다.
염증이 한없이 계속되면 불필요하게 우리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열나는 게 한 달씩 가면 사람이 견딜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에서 그걸 중지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절 면역세포들이 나타나서(regulatory T cells) 염증을 중단시킵니다.
군대로 얘기하면 동작 그만, 원위치, 이렇게 명령하면 전투를 하던 면역세포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그다음에 일어나는 것이 조직 재건입니다.
그러니까 조절 T세포가 나타나면 염증반응을 중지시키고 조직재건반응을 만듭니다. 조직재생물질, 혈관신생 인자 등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들을 분비하거나 끌어와서 조직을 말끔하게 재생을 시키면 그걸로 끝이 납니다. 이것이 급성염증입니다.
만성염증은 배출되지 않는 농과 면역세포들 사이의 장기전
그런데 왕왕 우리 몸에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 상황이 생깁니다. 바로 그게 암입니다. 혹은 치주염 같은 것입니다. 치아 뿌리 밑에 농양이 있으면 그 농양이 급성으로 부어올라서 아프고 열나고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급성염증입니다.
그런데 농양이 작다든지 또는 그 자리에 머물고 있으면, 손가락 끝이나 이런 곳에 농이 생기고 배출이 돼서 끝이 나는데 치아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뿌리에 농양이 있으면 그게 배출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그냥 만성적으로 머물러 있는데 급성반응을 계속 일으키면 몸이 견디질 못합니다. 암이 있는데 그 자리에 급성염증을 계속 일으키면 우리 몸이 견딜 재주가 없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암이나 만성염증을 국소에만 국한하기 위해서 역시 조절 T세포가 나타나서 이제 그만해라, 여기만 국소전으로 끌고 가자, 라고 명령해서 아주 장기전으로 들어갑니다. 이것이 만성염증입니다.
암은 만성염증 이용하여 면역세포 조종하며 성장해
암세포는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조건을 아주 잘 이용합니다. 거기에 맞게 자기들이 변형을 해서 적응을 해서 살아나가고 심지어는 조절 T세포를 조종합니다.
완전히 적군인데 암으로 봐서는 적군을 아군으로 만들어서 자기가 관리하고 명령하고 하는 그런 조건을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암 치료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암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영리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만성염증이 지속해서 있으면 암이 성장하는 데에 훨씬 더 쉬운 조건이 되고 또 전이에도 쉬운 조건이 됩니다.
암이 잘 활동을 하는 환경을 미세환경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미세환경을 잘 조종해야 암의 진행속도도 늦어지고 전이도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급성염증과 만성염증은 전혀 다른 개념이고 주로 만성염증들이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의 진행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그걸 관리를 해야 한다, 하는 것이 최근에 나온 새로운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있는 그런 경향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