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공포로 인한 초조함을 극복하려면
지나친 초조함은 오히려 독입니다. 한걸음 물러서서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 오히려 전체 그림이 보입니다.
암에 대한 공포가 주는 스트레스
제가 환우분들 상담을 쭉 하다 보면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 환우분들의 반응은 참 다양합니다.
암 진단 그 자체로 굉장히 공포이지 않습니까. 물론 대범하게 받아들여서 처신하는 분도 있지만, 굉장히 초조한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체 의학이나 암 심리를 연구하는 분들은 심지어 암 환자가 암 때문이 아니라 암에 대한 공포 때문에 병이 더 진행된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만큼 실제로 스트레스가 큽니다.
암 치료, 완벽해지려는 노력이 독이 되기도
암 치료에 대한 반응도 비슷합니다. 암 치료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으면 이렇게 얘기하는 환우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학병원 치료를 하고, 어디 가서 이러이러한 치료를 하고, 식이요법은 이렇게 하고…”
듣는 제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빡세게, 완벽하게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분은 편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엄청나게 초조해 보입니다. 투병도 지나치면 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세상만사가 그렇죠. 무엇이든지 모자라면 아쉽습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것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짐을 져야 오래가고, 결국 완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암 치료가 100m 달리기하듯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암 치료는 생활 치료와 생활 식이요법을 겸해야 합니다. 그거야말로 3년, 5년, 10년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초조함 때문에 내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현명한 암 투병, 타협점을 찾아 지속해야
식이요법을 완벽하게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생활 치료, 식이요법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모든 걸 다 버리고 산으로 간다고 칩시다. 지리산 산기슭에 가서 내가 농사를 지으며 삽니다. 비가 오는데, 그 비도 오염된 비입니다.
결국은 지구 전체가 오염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완벽한 수준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선에서는 타협해야 합니다. 그 타협점이 내가 완주할 수 있는,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수준에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나친 초조함은 오히려 독입니다. 한걸음 물러서서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면 오히려 전체 그림이 보입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얘기했습니다. 투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약간의 너그러움으로, 느긋함으로 숲을 보듯이 치료 전체의 그림을 봐야 합니다. 내가 5년, 10년 가져갈 수 있는 플랜을 짜야 현명하게 투병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암 치료, 초조해하지 마시고 길게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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