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기다림과 차가운 병실, 생의 마지막 갈림길에서 선택은 환자의 몫
존엄한 기다림과 중환자실에서 호흡기에 연명하는 힘겨운 기다림, 어떤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끝장 보는 암 치료와 임종의 질에 관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부고를 써놓고 가족들 품에서 편안히 잠든 제인로터
이런 임종은 어떨까요? 자기 부고를 써놓고 떠난 작가가 있습니다. 미국의 유머 칼럼니스트 제인로터(Jane Catherine Lotter)라는 분인데, 이분이 실제로 미국에서 자기 부고를 써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분은 자궁내막암으로 투병하다가 7월에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말 행복하게 눈을 감은 작가입니다.
이 분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일로 슬퍼하는 대신 나의 충만했던 삶에 기뻐하기로 결정했다. 태양, 달, 호숫가의 산책, 내 손을 쥐던 어린이의 손, 이 신나는 세상으로부터 영원한 휴가를 떠나는 것이라고 자기 부고를 쓰고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나눠준 배지에는 ‘Beautiful day, happy to be here’, ‘아름다운 날 여기 있어 행복하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남편 마르츠는 ‘제인은 부둣가에 생선같이 널브러진 모습으로 삶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라고 얘기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했던 그런 분입니다.
아래 사진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입니다. 말기 대장암 환자가 가족들로부터 음악 연주회를 생일 선물로 받고 있는 사진인데 이분의 소원이 가족 음악회였답니다. 그래서 마지막 생일에 가족 음악회를 생일선물로 받고 이틀 뒤에 가족들 품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이렇게 존엄한 기다림과 차가운 병실, 중환자실에서 호흡기에 연명하는 그런 힘겨운 기다림, 과연 어떤 것이 보람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존엄한 기다림과 힘겨운 기다림, 우리가 암 치료에 있어 다시 모든 것을 원점에 두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