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있다고 무조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사실은 암세포가 생긴 모든 사람이 다 암 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암과 면역의 관계를 함께 공부해보려고 합니다. 암 환우분들이 면역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신비로운 환상까지 가지고 있어서 암 치료의 방향을 잘못 결정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환자 스스로 면역을 신경 쓰다 보니 오류도 많습니다.
면역기능에 대해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부분이 훨씬 더 많습니다. 기초연구는 많이 했지만 환자 치료에 응용하기는 이제 막 시작한, 걸음마 단계의 학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암 환우 여러분께서는 큰 그림을,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보자는 뜻에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암의 성장을 일차적으로 이해하고, 다음으로 면역이 어떻게 작동하느냐를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암, 발암물질로 인한 세포 유전자 변형
암의 발생과 진행 과정입니다. 발암과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는 1960~70년대에 표준이 되었던 과정이라고 얘기하겠습니다.
정상 세포는 화학적인 발암 물질, 방사선,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발암 조건에 노출됩니다. 감염 바이러스에 세포가 손상된다든지 이런 식으로 정상 세포가 공격받아서 유전자 변형이 생깁니다.
세포 손상 다음 단계는 발암 개시입니다. 발암물질에 노출됐다고 해서 모든 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상된 세포가 성장하도록 촉진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 조건이 맞으면 손상된 세포가 증식해서 암 전 단계의 세포인 전암 세포가 됩니다. 즉, 암은 아니더라도 이상한 세포의 군집이 생기고, 이것이 진행하여 암세포가 됩니다.
하지만 암세포가 생겼다고 해서 다 암으로 발전하는 건 아닙니다. 상당히 많은 수가 이 과정 중에 스스로 죽기도 하고 거의 다 없어집니다. 하지만 일부가 살아남아서 암이 됩니다.
손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것에는 유전자 손상뿐 아니라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암 관련 유전자가 어떻게 작동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포 복구, 세포 자멸 억제 등 관련 유전자와 더불어 정상 세포의 유전자가 손상된 것이 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정상 세포는 유전자의 손상을 받으면 저절로 자살하도록, 죽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세포가 자살로 가지 않고 살아남아서 증식하게 됩니다. 이 세포 자체가 비정상적인 세포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증식합니다.
세포증식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많은 유전자 손상이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세포가 적응, 증식하지 못해서 죽기도 하지만, 유전자의 손상이 축적되면서 살아남는 세포들은 결국에 가서는 괴물 세포가 될 수 있습니다.
인종적, 개인적인 차이가 매우 큰 암
암은 발암물질에 의한 세포 유전자 손상, 혹은 변이로 생긴 결과입니다. 변형 세포의 증식 과정에서 추가적인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변형된 정도에 비례하여 악성도가 증가합니다. 암은 점점 더 독한 암으로 변하고, 암세포는 무한 증식합니다.
암의 증식 과정에서 암세포는 주변 조직을 침범, 파괴하고 원격 전이를 일으켜서 아들, 손자 암세포를 만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암세포가 생긴 모든 사람이 다 암 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암의 발병은 인종적, 개인적인 차이가 매우 큽니다.
가령 담배가 발암물질입니다. 근데 담배를 피워서 누구는 쉽게 암에 걸리는가 하면 아주 골초로 평생을 피고도 암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차이가 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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