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도 과유불급! 대충 하세요~
암 환우 여러분, 너무 빡세게 치료하지 마십시오. 대충 하셔야 내가 큰 그림에서 숲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강박적으로 암 치료하는 보호자 사례
암 환우 분들이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강박증에 대처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중년 여성분이 담도암 때문에 상담을 왔는데 남편분이 검사한 결과를 토대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환우 분의 혈액 수치 전부 표 시트로 다 정리해서 왔는데 자료가 엄청 납니다.
영상 판독지 내용을 전부 해석 하고 그다음에 검사 수치에서 정량지표가 조금 차이가 있는 것까지 다 아시려고 하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소위 생활계획표를 짰는데 기상 시간부터 시작해서 식단도 다 짜여 있습니다. 뭘 먹고 그다음에 식간에는 어떤 보조제를 먹고 이런 내용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나름 그 깊이가 정말 공부 열심히 하고 정말 노력을 많이 하신 분이죠. 그래서 그냥 보면 항암 중인 암 환우보다 보호자가 더 피곤해 보입니다. 더 지쳐 보입니다. 그만큼 열심히 공부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게 과연 도움이 되는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참 열심히 하신 거는 맞는데 대충대충 하세요.’
암 치료, 빡세게 하지 않고 대충해야 하는 이유
지금 정말 열공을 하고 완벽하게 치료하기 위해서 공부하는데 의사란 사람이 ‘대충대충 하십시오.’ 라고 하니 깜짝 놀랄 일이죠. 그런데 왜 제가 대충대충 하라고 얘기하느냐면 대충이라는 얘기가 아무렇게나 하란 이야기하고 다릅니다. 너무 강박적으로 너무 빡세게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는 거죠.
우리가 생리 현상을 다 모릅니다. 정말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완치될 수만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그런데 그런 분들이 대개 이렇게 보면 병원에 가서 보면 의사가 검사 수치 샅샅이 안 보고 그냥 슬쩍 보고 말고 영상도 대충 보고 말고 보호자는 매우 불만스럽습니다.
자기는 밤새워서 다 공부하는데 담당 주치의는 슬쩍 보고 마니까 얼마나 속상합니까. 그런데 세상의 흐름에서는 맥이라는 게 있습니다. 꼭 필요한 부분은 있죠.
꼭 필요한 부분만 짚으면 되고 나머지 중요하지 않은 숫자가 작게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는 거 그거 다 이해하려면 환자는 맨날 오만가지 검사를 매일매일 다 해야 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치료조차도 안 되죠. 그게 지나침의 문제들인 거죠.
그다음에 하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 현상을 현대의학이 이해하는 거는 한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0%는 모르는 게 맞습니다. 그다음에 하나는 우리 몸의 신비로움입니다. 우리 몸이 알아서 하는 부분이 매우 많다는 거죠.
그래서 대충 해놔도 나머지 아주 정교한 부분은 내 몸이 알아서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걸 내가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내 몸이 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할 가능성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제 우리가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 보면 내 눈에 보이는 것만 완벽하게 하지 모든 걸 다 완벽하게 못 하니까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암 치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게 관건
그래서 제가 그분들한테 ‘대충대충 하세요.’라고 하고 그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는데 참 감사하게도 그 보호자 분이 깨달으셨습니다. ‘아 맞다’ 그래서 나갈 때는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나가서 저도 참 보람도 있었고 이해를 해주시는 게 정말 저도 감사했습니다.
암 환우 여러분, 너무 빡세게 치료하지 마시고 대충 하십시오. 그래야 내가 큰 그림에서 숲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열심히 열심히 강박적으로 하면 나무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대충대충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