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단은 새로운 치료의 시작이고 암과 싸우는 작전을 변경하는 것
암 치료방향의 결정은 환자가 해야 합니다. 항암치료 중단은 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암치료 중단 판단 가이드 마지막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결정의 시기를 절대로 늦추지 말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항암치료 중단 시점은 계속 말씀드렸다시피 암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이 생겼을 때, 환자의 체력이 완전히 고갈됐을 때, 심각하게 정상 세포, 주로 골수세포의 손상으로 골수가 많이 망가져서 정상회복이 잘 안 될 때는 당연히 항암치료 중단을 고려해야 합니다.
항암치료 중단이 치료 포기라는 생각에 절망감과 두려움으로 망설여
그런데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결정을 못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중단결심을 방해하는 요소가 바로 절망감, 두려움 때문입니다. 항암치료를 중단하면 치료 포기가 아니냐,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절망감과 두려움 때문에 알고는 있어도 결정을 못 합니다.
또 하나는 행여나 하는 기대감 때문에 자꾸 시기를 늦춥니다. 실지로 미국에서 암 환자들한테 설문조사를 해보니 70% 정도가 자기 병이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기대감일 뿐이지 언젠가는 오히려 절망으로 되는 것입니다.
암세포를 몰아내는 것에서 암세포와 친구가 되는 것으로 작전 변경인 것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항암치료 중단이 치료 포기가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치료 포기가 아니고 새로운 치료의 시작입니다. 암과 싸우는 작전을 변경하는 것뿐입니다.
항암치료를 할 때는 암세포를 박멸하는 것, 완전히 몸에서 몰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항암치료 중단은 그게 아니라 암세포와 친구가 되는 것으로 작전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입니다. 어떻게, 얼마나 사느냐를 한 번쯤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사나 보호자가 만족하는 치료가 아닌 환자가 만족하는 치료, 치료방향의 결정은 환자가 해야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치료방향의 결정을 환자가 해야 합니다. 대게 보면 환자는 가족이나 의사가 어떤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가족이나 의사도 그런 것을 결정해 주기가 참 어렵습니다.
가족 입장에서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지속하도록 계속 종용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 환자가 만족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꽤 많은 경우가 의사가 만족하는 치료, 의사가 최선을 다했다는 그런 목적이 많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고 가족들이 환자를 위해서 뭔가를 끝까지 했다는 그런 요소가 개입돼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리고 효도치료, 부모한테 받았던 사랑을 돌려드리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그 최선이 과연 무엇일까를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항암치료 중단은 포기가 아닌 새로운 치료의 시작이다.’라는 것을 꼭 생각하고 항암치료 지속 여부를 고려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