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암 관련 유전자, 치료도 단순하지 않다
“단편적인 보조제, 단편적인 식사습관의 변화, 또 어떤 특정한 음식 이런 거로 암이 치료된다는 착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전자 발현이 후천적으로 바뀐다는 후생유전학
암 전문의 류영석 원장입니다. 후생유전학이 유전학의 큰 화두이기도 하고 중요한 얘기입니다. 우리 몸에 유전자가 타고나는 것이 다는 아니라는 내용이죠.
유전자라고 하면 DNA는 절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나는 모든 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기능 면을 따지면 절대 바뀌지 않는 것도 있지만 유전자 발현이 상황에 따라서 늘 변한다는 거죠.
이 얘기는 내가 건강한 생활을 하면 내 몸도 건강해진다. 생활습관이 안 좋았던 사람도 좋은 생활습관을 하면 후생유전학적으로 유전자 발현이 바뀌어서 좋은 체질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암 관련 유전자, 중요한 것과 보조적인 것
2022년도 발표된 토론 논문입니다. 제목이 <모든 유전자가 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입니다.
미국 국립 의학 도서관에 등록된 논문 자료들을 보면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한 유전자 수가 17,000개입니다. 이 중에 암에 대한 언급이 있는 게 15,000개 가까이 됩니다. 거의 90%에 가까운 유전자가 암과 직접, 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더라.
그 중에서 100개 이상의 논문이 있는 유전자만 추려보니까 4,00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 4,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전부 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 주연배우가 있고 조연배우가 있고 엑스트라들이 있습니다. 이 엑스트라까지 다 합한 것이 아마 약 4,700개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요. 엑스트라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영화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중요하지 않더라도 전체 흐름에서는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전자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 유전자가 켜진다고 해서 내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얘기죠. 주연배우 내지는 중요한 조연배우를 타겟으로 하는 것, 그게 대학병원 치료입니다.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많은 기능, 역할을 하는 여러 가지 유전자가 생활 치료하고 관계가 있습니다.
유전자 스위치를 켜려면 장기간 노력 필요
생활 치료로 암 치료에 도움을 준다든지, 생활 치료로 내 몸의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려면 단편적인 게 아니라 다각도로 먹는 생활 습관, 마음가짐, 운동 이런 모든 것들이 뒷받침되고 그 뒷받침이 오래 유지되어야만 꺼져 있던 유전자들이 켜져서 조화로운 기능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단편적인 보조제, 단편적인 식사습관의 변화, 또 어떤 특정한 음식 이런 거로 암이 치료된다는 착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치료도 통합적으로 해야 하고 그 유전자가 켜질 때까지는 장기간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