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해서 치료해야 치료 효율이 상승합니다.”
암 치료가 참 어렵죠. 그런데 막연하게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왜 그런지 알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수월할 것 같아서 암 치료가 왜 어려운가에 대해서 얘기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류영석입니다.
똑같은 치료, 전혀 다른 치료 반응
암은 매우 다양한 질환입니다. 매우 다양한데, 치료는 다양하지 않습니다. 치료의 획일성이 암의 다양성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고 얘기를 드릴 수가 있는데요.
암 진단에서 분류 시스템이 굉장히 단순합니다. 조직검사를 해서 나온 조직 세포의 모양을 보고 그 모양에 따라서 어떤 암일지를 결정하게 되죠.
가령 폐암의 비소세포암이라고 하면 비소세포암 중에 선암과 편평상피세포암이 있습니다. 이 둘 중의 하나가 결정되면 선암은 거의 모든 폐의 선암 환자가 비슷한 치료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치료 반응은 매우 다릅니다.
똑같은 치료를 했는데도 극적으로 좋아지는 암환자가 있는가 하면, 똑같은 진단이고 똑같은 치료를 했는데 오히려 더 나빠진 환자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암과의 전쟁을 하면서 수많은 암 치료법을 개발해왔고 사용해왔습니다. 치료법은 어떻게 하면 암의 성장을 저해할 것인가?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동일한 암으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동일한 치료를 적용하는데, 그에 대한 반응이 개인마다 차이가 많이 나서 암 치료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개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치료 반응에 대한 확률입니다. 이런 항암제를 쓰면 치료 반응률이 50%다. 10명 중 5명은 반응하는데, 5명은 신통치 않더라. 유전적인 특성이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의 반응도 다르죠.
개인마다 치료 반응이 다른 이유
암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서 시작됩니다. 암세포가 계속 증식하면 돌연변이가 되었던 암세포는 유전자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세포 증식을 하면서 또 다른 변이가 생깁니다.
똑같은 암 덩어리 안에 10억 개의 암세포가 있다면 10억 개 안에 3억 가지 종류의 암세포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런데 동일한 치료를 하기 때문에 반응이 전혀 달라지는 거죠.
모든 암은 그걸 앓고 있는 개인만큼 독특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사람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코 모양, 눈 모양, 신체 모양 다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르고요. 장기에서도 조금씩은 다 차이가 납니다. 그런 독특함이 있듯이 각 개인의 암도 그만큼 독특하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 암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특징을 갖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맞는 치료를 하는 수준까지는 못 왔던 거죠. 대학병원 표준치료법이 별 소용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할 수가 없는 겁니다.
통합적인 암 치료 적극 고려
그러면 어려운 암 치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암은 매우 다양한 세포군으로 이뤄졌죠. 그러므로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해서 치료해야 치료 효율이 상승합니다. 미래의 암 치료는 개개인 암의 유전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법이 되겠죠.
하지만 현재는 암 진단을 받으시면 표준치료만 고집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통합적인 암 치료를 적극 고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