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가 잘 안 되어서 어려운 우리 암 환우들 버티고 계시면 머지 않아서 부작용이 매우 낮고 효과는 아주 좋은 항체약물접합체가 곧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급부상한 항암 신약 ‘항체약물접합체’
암 전문의 류영석입니다.
요즘 뉴스나 유튜브에 항체약물접합체 ADC(Antibody-Drug Conjugate) 얘기를 자주 접하실 겁니다. 최근 들어서 갑자기 부각되기 시작한 신약입니다. 세계적으로 큰 제약사들이 항체약물접합체 연구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마 5년 혹은 10년 이내에 항체약물접합체의 홍수가 밀려오지 않을까 예측됩니다.
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전혀 모르는 새로운 약군을 개발하는 것이 제일 어렵습니다. 실험실에서는 효과가 있었는데, 동물실험에서는 효과가 있었는데 정말 사람한테 그런 효과가 있을 것이냐 증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기에 주저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항체약물접합체 기능과 효과
항체약물접합체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시킨 겁니다. 약물이라는 것이 우리가 써왔던 항암제입니다. 그다음에 항체는 우리가 쓰고 있는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가 항체약물에 속합니다. 이 항체약물도 알고 있고 항암제 특성도 알고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하기가 매우 용이합니다.
항체는 세포 표면에 있는 암 항원, 암세포에서만 나타나는 세포 표면의 항원에 대해서 얼마나 잘 들러붙느냐 하는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고, 두 번째 중요한 기능은 그렇게 붙어서 암세포를 살상시키느냐 하는 두 가지 기능을 충족해야 항체약물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종류가 아주 많기는 하지만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런데 이게 약물하고 붙었을 때는 얘기가 다릅니다. 잘 붙기만 하면 됩니다. 항체 스스로 암세포를 없애는 기능이 없어도 잘 붙기만 하면 같이 붙어있는 항암제를 데리고 암 쪽으로 붙기 때문에 암세포 살상기능은 무시되어도 좋을 수 있는 거죠.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동안 암세포에 가서 잘 들러붙기는 하지만 암세포를 살상하는 기능이 없었던 많은 항체들, 버려진 항체들이죠. 그 항체들을 끄집어내서 그것과 항암제를 붙이는 기술만 만들어내면 효과가 우수한 새로운 항체약물접합체가 만들어질 수가 있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쉽게 개발될 수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가까운 시일 안에 아주 많은 항체약물접합체가 대세를 이루고 지금 우리가 받는 소위 세포독성항암제의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가 있습니다.
세포독성항암제 vs 항체약물접합체
항체약물접합체 방식으로 항암제를 투여하게 되면 아주 적은 용량의 항암제를 가지고 좋은 항암 효과를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 항암제는 정맥주사로 맞죠. 그것이 혈액을 타고 돌아서 전 혈액에서 다 희석이 되어서 매우 낮은 농도가 됩니다. 낮은 농도에서도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그 농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항체 뒤에 항암제를 붙여놓으면 암 주변에서만 약물이 흘러나오니까 엄청나게 높은 국소 농도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전신 혈액에서의 항암제 농도는 별로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백혈구가 떨어진다, 머리가 빠진다, 몹시 피곤하다 이런 전신 부작용들이 많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기대되는 얘기입니까?
아마도 지금 쓰고 있는 10분의 1의 용량으로 10배 이상 효과가 있는 항암제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가 잘 안 되어서 어려운 우리 암 환우들 버티고 계시면 머지 않아서 부작용이 매우 낮고 효과는 아주 좋은 항체약물접합체가 곧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항체약물접합체를 암환우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얘기를 했는데 이해가 잘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