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 10년 동안 커피를 즐기던 암환자들

암 진단 후 10년 동안 커피를 즐기던 암환자들

“커피가 암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여러 논문의 결론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암 전문의 류영석입니다.

암 환자, 커피 안심하고 마셔도 될까?

암 환우 여러분들 가끔 커피 생각나시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기분전환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축 처져 있는데 리프레쉬할 게 필요하다. 그때 커피가 많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커피가 통념적으로 해로운 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주저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논문을 찾아봤습니다. 논문이 예상 외로 많아서 이런 고민이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라 전 세계 암 환우분들의 고민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논문들 중에 가장 최신 것을 가져왔습니다.

커피 음용과 대장암 재발, 사망률 관계를 다룬 최신 논문 연구

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국제 암 저널)에 올해 3월에 발표된 논문이었습니다.

커피 음용과 대장암 재발 위험, 전체 사망률과의 관계.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이런 얘기입니다.

네덜란드에서 나온 논문인데요. 2010~2020년도 사이 근 10년간 네덜란드에 있는 10개 병원에서 대장암 1, 2, 3기 진단을 받은 네덜란드인 1,719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입니다. 거의 10년 이상 조사한 거니까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얘기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암 진단이 됐을 때 자기 상황에 대해서 설문지를 작성합니다. 그다음에 개인 건강 기록 자료를 활용해서 1,719명 암 환자들의 암 재발, 그리고 전체 사망률을 비교해봤습니다. 전체 사망률이라는 것은 암 이외에 어떤 이유든지 그 기간에 사망한 수를 얘기합니다. 여기에 아이라든지 성별, 교육 정도, 흡연, 암 병기, 또 암의 위치 이런 변수들을 통계학적으로 조절했습니다.

평균 추적 기간 6.2년 동안에 257명이 재발했고요. 309명이 사망한 거로 되어 있습니다. 재발한 사람보다 사망자가 더 많다는 얘기는 다른 이유 때문에 사망한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얘기를 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걸 통계 처리를 했는데요.

하루에 4컵 이상 여기서 컵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우리가 보통 마시는 커피잔을 얘기합니다. 머그잔 용량을 계산해서 산정했습니다. 그래서 하루 4컵 이상 마신 대장암 환자군하고, 하루 2컵 이하로 마시는 환자군.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 커피를 조금 혹은 안 마시는 사람 비교를 해봤습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군에서 대장암 재발 위험 32% 감소”

그 결과 대장암 재발 위험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서 32% 감소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커피가 해롭다는 것하고 정반대의 이야기가 되는 거죠.

그다음에 전체 사망률을 따져봤더니 U자형을 나타냈습니다. U자형이라는 것은 아주 안 먹거나 적게 먹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높고, 또 한쪽에는 아주 많이 마시는 사람의 사망률이 높고 그 중간이 제일 적었습니다. 그래서 U자형이라고 부르죠.

하루 평균 4잔 마시는 그룹에서 사망률이 가장 적었습니다. 그래서 적당량은 3~5컵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렇게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커피를 아주 많이 마시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 나라에서 3~5컵이라고 얘기하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커피나 이런 것은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개인 차이도 굉장히 심하죠. 커피 한 잔만 마셔도 밤새도록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5잔, 6잔 마셔도 잠을 잘 자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처럼 개개인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암 치료에 방해되지 않는 커피, 안심하고 마셔도 좋다

어쨌든 커피가 대장암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대장암 이외에 다른 암하고 커피의 관계는 어떤지 궁금하시죠? 다른 종류의 암에 대한 연구도 꽤 되었습니다.

역학적인 조사에서 커피가 간암이나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유방암, 전립선암인데 거기는 조금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폐경 후의 유방암이라든지 진행된 전립선암 환자들의 경과라든지, 유방암, 전립선암 환자들의 생존자에 대한 거를 봤을 때는 꽤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커피가 암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여러 논문의 결론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능성이 있는 기전은 굉장히 많죠. 커피 안에도 많은 종류의 파이토케미칼이 있고 그게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산화스트레스를 차단한다, 혈관 신생을 억제한다, 전이 억제 작용이 있다. 이런 눈문들이 많은 거로 되어 있습니다.

커피가 해로운 것이라는 통념이 있어서 암 투병 중이거나 이럴 때 기분전환을 위해서도, 새로운 활력을 위해서라도 커피 한 잔 딱 마시면 참 좋겠는데 두렵잖아요.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일이 좋은 것만 있고 나쁜 것만 있는 그런 건 없습니다. 두 개가 다 섞여 있기 때문에 균형이 제일 중요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암 환우 여러분들 힘들 때 향기로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기분전환 하시고 힘을 내어서 성공적인 투병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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