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석 원장 인터뷰3] 폐쇄적인 의료계 벽, 대체의학 연구를 위해 미국으로

 

Q. 97년 미국으로 가셔서 10년간 암연구를 하셨는데요. 갑자기 연구자가 되신 이유와 연구 결과는 무엇입니까?

 

제가 1997년 다시 미국으로 갔습니다. 그전에 강북삼성병원 종양내과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환자를 치료했고, 현대의학의 한계로 치료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대체요법을 하는 것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하게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교과서 밖의 것은 배타적인 한국의료계 연구풍토

 

그런 환자 중에 이상하게 암이 괴사가 되는, 큰 암이 정말 일반적인 표현으로 극적으로 녹아내려서 환자가 호전되는 현상을 종종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그 환자들의 자료를 모으고 추적해 봤더니 놀랍게도 그들은 중금속 비소를 사용하는 무허가 한약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야말로 우리 의학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인데, 이것을 연구해보면 괜찮겠다 싶어서 그 연구의 임상 자료를 가지고 국내의 많은 연구소에 공동연구를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내용도 모르고 성분도 모르는 약의 효과를 보고 무슨 연구를 하느냐?’, ‘말도 안 된다.’, ‘연구자의 기초가 되지 않았다’며 문전박대를 당했고, 그런 약을 연구하고, 대체요법에 대한 관용적 자세 때문에 동료와 학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비난까지는 좋은데 제가 모아놓은 임상자료들을 같이 검토해보자는 제의조차도 가치가 없다는 곤욕과 봉변을 당했습니다. 이렇게 배타적이고 교과서 밖에 있는 일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이 나라의 연구 풍토에서는 도저히 더 이상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대체요법 연구를 위해 49세 때 맨손으로 미국유학

 

그래서 연구를 포기해야 할 위기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과학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사람이 교과서에 없는 그런 현상을 보고도 그걸 덮고 넘어가는 것은 올바른 과학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늦은 나이인 49세 때 정말 맨손으로 그 자료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미국에서 몇 군데 연구소에 그 자료를 보내서 타진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대부분 연구실 책임자들은 한국과는 달리 ‘정말 흥미롭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연구의 가치가 있다’는 반응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헨리포드병원 신약개발과에 연결돼서 그곳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밤낮없이 연구를 거듭한 미국에서의 연구소 동물실험

 

처음 한 2년간은 정말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무리 실험을 해도 제가 환자들에게서 봤던 항암효과가 동물실험에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밤낮없이 엄청나게 많은 쥐를 가지고 동물실험을 했지만, 연구결과는 전혀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무리 제가 가지고 간 성분을 투여해도 치료하지 않은 것과 치료한 것의 암이 똑같이 자랐습니다. 2년 정도를 그러고 나니까 제가 정말 엄청난 연구실의 돈을 축내게 됐고, 아무런 연구결과가 없으니까 연구소 책임자가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도저히 더는 연구를 진행할 돈을 댈 재주가 없다는 통보를 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명상을 통해 문득 떠오른 관찰했던 환자들과 말기암 괴사 현상

 

정말 좌절감, 허탈감, 무력감에 제 자신을 주체할 수 없어서 하루는 연구실을 가지 않고 미시간주 오대호의 그 넓은 호숫가에서 하루를 명상했습니다.

 

‘내가 환자한테서는 분명히 봤는데 어떻게 동물에서는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되풀이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내가 관찰했던 환자들은 거의 말기암 환자였다. 혹시 초기암에는 듣지 않고, 작은 암에는 아무 반응이 없지만 말기암 즉, 암이 상당히 많이 커지면 거기에만 듣는 그런 현상은 아닐까?’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그래도 분명히 본 게 있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이 정리된 때가 저녁 7시였습니다. 바로 돌아와서 밤 12시에 도둑고양이처럼 연구실로 들어가 마침 암이 많이 커진 실험용 쥐들한테 투약해 놓고 퇴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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