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몫은 의사에게 맡기고 환자는 식이요법과 생활치료에 집중하길
의사 몫은 의사에게 맡기고, 환자는 본인 할 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식이요법과 생활치료에 매진하는 것이 환자의 몫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40대 여성 환자분과 상담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이 환자는 상당히 진행된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상담에 왔습니다.
항암치료 어느 병원에서 받을지 고민하던 환자
환자분의 질문은 이러합니다. ‘수술은 받았고 항암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강남에 있는 S병원이 좋을까요, 아니면 A병원이 좋을까요?’ 이 두 병원은 우리나라 Big5 병원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환자는 어디서 항암치료를 받는 게 더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환자의 사연을 들어보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는 되었습니다. 1년 전에 속이 아파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때는 위염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과 1년 후에 혈변이 있어서 다시 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위암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수술은 받았지만 아주 초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수술 후에 바로 항암치료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대개 8주 정도 기다렸다가 시작합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환자의 마음이 아주 불안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대형병원에 가보았다고 합니다.
대형병원 항암치료 수준은 비슷해
제가 상담을 통해 환자분에게 말씀드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환자의 병은 희귀한 병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평범한 암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초조하게, 병원을 재가면서 고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나라 대학병원 수준에서는 위암 항암치료는 어디나 똑같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입니다. 의료진을 불신하고, 병원을 비교하고, 항암제 종류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환자 머리를 매우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런 내용을 일반인이 판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병원과 의사가 판단해야 할 몫을 본인이 판단하려니까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 실제로 환자가 상담에 오셨을 때 아주 피곤해 보이고 혈색이 창백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생이 공부를 하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어떤 참고서가 좋은지 비교하느라 애쓰고, 어느 학원이 더 좋은지 비교하느라 애를 쓴다면 어떨까요. 그 과정에서 이미 힘이 빠지고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학원이나 참고서가 좋다고 해서 학생의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진을 믿고 환자로서 할 일을 하자
환자분은 지방에서 거주하고 있는데요.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의 치료는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다니기 편한 병원인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래도 조금은 더 의료진과 내가 잘 맞을 것 같은 곳을 택하면 좋습니다. 이 정도만 고려를 해도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의사에게 맡기고 믿고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무리 환자가 열심히 공부해도 의사의 판단을 넘어서기는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의사 몫은 의사에게 맡기고, 환자는 본인 할 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식이요법과 생활치료에 매진하는 것이 환자의 몫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한 환자분의 사례를 길게 말씀드렸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마음가짐입니다. 초조해하고, 불안해하고, 잘못될까 봐 걱정하는 일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몫이 아닌 일을 걱정하기 시작하면 정작 환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합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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