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1기, 장 절제 수술 해야 하나요?

대장암 초기, 장 절제 수술 고민이 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수술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렇게 고민이 될 때 수술함으로써 내가 얻는 득이 얼마며, 그로 인해서 내가 잃을 게 얼마냐를 따져서 득이 더 크면 수술해야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라는 게 말이죠. 내 문제를 가지고 생각할 때는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왜냐하면 객관화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사례를 듣고 있으면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담한 사례 중에서 도움이 되는 사례를 가지고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장암 1기 환우의 고민, 장 절제 수술 vs 경과 관찰

 

오늘의 주제는 이렇습니다. ‘대장암 1기 판정을 받았는데 장 절제 수술을 해야 하느냐’ 하는 고민하고 오신 분입니다.

 

35세의 여성 분이고, 아주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평상시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 때문에 괴로워 하셨습니다. 이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이 있으니까 담당 주치의가 ‘혹시 모르니까 대장내시경을 한 번 해보세요.’ 해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상행결장에 용종이 발견이 됐습니다. 그다음에 내시경 수술로 용종을 제거했습니다. 그런데 그 용종이 암으로 판정이 됐고 병기를 따지니까 용종이 깊이 들어가지 않아서 대장암 1기를 판정받았습니다.

 

그래서 ‘1기에 발견이 됐으니까 굉장히 좋구나, 검사하길 참 잘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시 결과를 들으러 갔는데 소화기내과의 담당 의사는 ‘정말 운이 좋다. 1기에 발견이 돼서 재발률도 낮으니까 경과를 관찰하자. 3개월 정도 있다가, 또 6개월 정도 있다가 내시경으로 경과를 보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르니 외과 선생님도 한 번 보십시오.’라고 얘기했는데 외과 선생님은 수술하라고 장을 잘라내자고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외과 선생님 말씀은 ‘아직 나이도 젊으니까 수술해서 완벽하게 제거하자.’ 이렇게 되니까 매우 큰 혼란에 직면하게 됩니다. 과연 수술해야 할까, 경과 관찰을 해야 할까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저한테 왔습니다.

 

대장암의 위치에 따른 예후와 대장암 생존율

 

그래서 이 환자의 대장암이 생긴 위치가 상행결장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죠.

 

 

대장은 길이가 길죠. 배 한 바퀴 돕니다. 오른쪽 하복부, 소장 끝에 맹장이 바로 달려있고 위로 올라가서 대장을 보면,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결장, 직장 이렇게 해부학적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 암 환우는 상행결장에 암이 생겼죠. 그런데 미리 말씀 드리면 통계적으로 상행결장에 생긴 암이 하행결장에 생긴 암보다 예후가 좋지 못한 편입니다. 그리고 상행결장에 암이 생기면 조금 늦게 발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대장암 1기의 치료 성적은 어떤지 우선 먼저 봐야 합니다.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기일 때 92%로 나오는데, 이 논문 결과는 약간 과거의 결과이고 미국의 것입니다.

 

그런데 국립암정보센터에서 한 우리나라 통계가 있는데 국한, 국소, 원격으로 나눴습니다. 이 분류는 지금 최근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든 것입니다.

 

대장암 1기 내지 2기 초가 국한에 들어가는데 생존율이 95.4%입니다. 결국은 재발률이 7~8% 된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재발률이 100명 중의 7~8명인데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 고민의 요소죠.

 

수술할 때 고려해야 할 포인트, 득과 실

 

그래서 이런 수술을 결정해야 할 때 우리가 항상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득과 실입니다. ‘우리가 수술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렇게 고민이 될 때 수술함으로써 내가 얻는 득이 얼마며, 그로 인해서 내가 잃을 게 얼마냐를 따져서 득이 더 크면 수술해야 되는 것입니다.

 

‘초기 암’이라고 말씀드리면 초기니까 괜찮다 ‘90% 완치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90에 정점을 찍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10명 중의 1명은 재발에 관심이 더 가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수술의 득과 실을 항상 따져야 합니다.

 

수술에 따른 위험은 어느 정도 될까 그다음 수술 후 장기능 장애는 어느 정도 생길까 하는 것이 실이 되겠죠. 그런데 여기서는 수술에 따른 위험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지금은 외과적 기술이 워낙 발달이 많이 돼서 그렇습니다.

 

그다음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데 장을 잘라내고 나면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이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생각해야 하지만 그 가능성 역시 낮습니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이 있다 치더라도 대장암이 재발하면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수술 후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이 조금 심해지는 것이 있지만 관리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게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것이죠.

 

그다음 재발 위험을 따져야 합니다. 재발 위험을 그냥 통계적으로가 아닌 세밀하게 분석해서 재평가를 해봤습니다. 재평가 했더니 병리 검사에 보면 이 암 환우는 미분화 선암입니다. 미분화세포는 매우 빨리 전이가 일어납니다. 암의 크기가 작아도 전이가 잘 일어납니다. 그래서 전이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미분화암이 불리한 점이죠.

 

두 번째로 따져봐야 하는 것이 암의 위치입니다. 대장암이 상행결장에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상행결장은 하행결장에 생긴 암보다 전이가 더 빨리 일어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다음에 용종의 모양입니다. 용종이 보석처럼 매끈하게 생긴 것은 악성도가 떨어집니다. 근데 이 암 환우 같은 경우 용종의 모양이 아주 올록볼록하게 여러 개로 생겼고 조금 컸습니다. 재발의 위험이 조금 더 높습니다.

 

또한, 환자의 나이는 35살인데 굉장히 젊은 나이에 생겼습니다. 젊은 나이에 생긴 암은 전이의 위험이 훨씬 더 높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보면 이 암 환우 같은 경우 전이가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거죠.

 

완치 확률이 95%가 아니라, 90%가 아니라 아마도 전이가 되어있을 가능성은 3~40% 정도 될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이 위험에 관해 설명 드렸고 저는 수술이 더 좋지 않겠느냐는 권고를 했습니다.

 

사람 마음이 내가 싫은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죠. 정말 이 젊은 나이에 더군다나 커리어 우먼이고 정말 바쁜 시간을 내서 입원해서 장 수술을 하고, 장을 잘라내야 하고 또 그러고 나면 또 어떤 문제가 생길까 겁도 나고 회피하고 싶은 기분이 상당히 많이 들지만 ‘우리가 위험도 항상 대비해야 한다.’, ‘최악도 대비하자’는 말씀을 제가 늘 드립니다. 그래서 종합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훨씬 더 크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No comments
Write CommentLIST
WRITE COMMENT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