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구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
지연성 구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약은 예방적으로 구역억제제를 처방합니다.
미리 먹어야 효과적인 진토제(구역억제제)
1990년도 후반에 구토 센터를 진정시키는 약물이 나왔습니다. 그 후로는 어떤 면에서는 쉽게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지금은 항암제를 맞으러 가면 항암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주사를 놓습니다. 그 약들이 내게 나타나는 급성 구토, 지연성 구토를 막아주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병원에서 항암제를 놓을 때 구역억제제가 같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지연성 구토를 예방해드리기 위해 경구약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항암제의 종류에 따라 지연성 구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약은 예방적으로 구역억제제를 처방합니다.
환우분들께서는 종종 ‘아무렇지도 않은데, 이 약을 왜 먹어야 해?’ 하고는 처방받은 구역억제제를 드시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다음 날, 혹은 이튿날에 구역, 구토가 일어납니다.
문제는 그때 약을 쓰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우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처방받은 진토제는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므로 속이 괜찮더라도 꼭 드시기를 바랍니다.
약으로도 속이 좋지 않다면 생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토 센터를 자극하는 물질 중에는 5-HT3, 세로토닌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막아서 구토 센터가 자극하지 않게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생강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구역과 구토의 생활 치료
옛날에는 구토 예방제가 좋지 않아서 구역, 구토 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법을 매우 강조했습니다. 최근에는 구역, 구토의 80~90%를 약이 예방하지만, 생활 치료를 알아두시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구역, 구토가 심해지고 난 다음이 아니라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둘째, 식사는 한꺼번에 많이 먹으려고 하지 말고 소량씩 자주 먹어야 합니다.
셋째, 속이 니글거릴수록 식사할 동안 물을 많이 마십니다. 그러면 속이 뒤집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는 충분히 씹어야 하고, 물을 가급적 적게 먹어야 합니다.
넷째, 당분, 튀김,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다섯째, 맑고 시원한 무가당 음료를 중간 중간에 드시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여섯째, 속이 뒤집어질 때는 코가 아니라 입으로 천천히 심호흡하면 쉽게 진정하기도 합니다.
일곱째, 음식이나 화장품 냄새에 주의해야 합니다.
항암하고 나면 정신이 없습니다. 가족들은 기운 없고 입맛 없는 환우분을 위해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암제를 맞고 난 상황에서는 구토 센터가 매우 예민합니다.
이때 냄새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속이 불안정하고 구역이 있을 때는 아무런 맛이 없고 향기가 없는 음식이 오히려 구역, 구토를 유발하지 않고 쉽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평소 청국장을 좋아하셨던 분도 항암치료 후에는 근처도 못 가고 속이 뒤집어지기도 합니다.
속이 많이 안 좋을 때는 화장품도 관리해야 합니다. 과거에 구역억제제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병실에서 근무할 때 화장품을 전혀 못썼습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병동에 있는 모든 직원이 화장품을 쓰지 않았습니다. 화장품 냄새로 인해 주변에 있는 환자들의 속이 다 뒤집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세상이 워낙 많이 바뀌어서 구역, 구토가 90% 이상 잡혔기 때문에 이것까지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음식을 할 때 조금 신경 쓰면 암 환우분이 식사를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상당히 오래된 얘기지만, 지금도 때에 따라서는 매우 유용합니다. 구역과 구토 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법, 잘 알아두면 도움이 될 때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